가상화폐 투자가 전세계적으로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최근 가상부동산 (어스2, Earth2)까지 출현했다. 제2의 비트코인이라고도 일컫는 가상부동산은 국내에서는 아직 생소한 개념이지만 세계적으로 점점 유명해지고 있다. 가상부동산의 미래와 가상세계의 사회화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자.
가상세계의 사회화가 올 것인가?
가상세계 자체는 새로운 개념이 아니다. 성인을 위한 가상세계 세컨드 라이프와 이브 온라인(Eve Online)이 출시된 게 벌써 18년 전인 2003년이었다. 서비스 이용자도 한때 수백만명이나 됐다. 게임이 만들어낸 가상의 시공간 속에서 게이머들은 상당히 복잡한 경제 체계를 만들어냈다.
그러나 두 게임은 어떤 면에서 시대를 너무 앞서갔다. 2000년대 초반은 여전히 우리가 생활하는 방식이 실제 세상, 즉 오프라인 기반이었다. 결국, 가상세계와 실제 세상, 온라인과 오프라인 사이에서 하나를 골라야 하는 순간이 왔을 때 사람들은 후자를 택했다. 암호화폐를 토대로 한 새로운 서비스가 성장하기 시작했을 때 두 게임은 이미 과거의 반짝 성공 사례로 남은 뒤였다.
그때와 지금은 꽤 많은 것이 바뀌었다. 가장 큰 차이가 있다면 오늘날 사람이 다른 사람과 소통하고 교류하는 모든 과정이 상당 부분 가상세계를 통해 이뤄진다는 점이다. 친구와는 물론 업무상 만나는 사람과 교류하는 매개체는 대개 전화 아니면 컴퓨터다.
여기에 코로나19 때문에 사람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가급적 온라인에서 하는 게 바람직한 혁신이자 인류의 생존 전략이 돼버렸다. 코로나19가 종식되더라도 새로 몸에 익힌 습관은 오랫동안 남아 인간의 문화 자체를 바꿔놓을 것이다. 당연한 것과 상식을 다시 정의하게 될 것이다. 뉴노멀은 이미 많은 사람에게 낯설지 않은 단어다.
실제 삶에서 직접 얼굴을 맞대고 손을 잡는 교류는 줄고, 비대면, 온라인, 가상세계를 통한 교류는 계속 다양해지고 잦아지고 있다. 2020년 가장 빠르게 성장한 스타트업 중 하나인 클럽하우스(Clubhouse)도 좋은 예다. 팟캐스트와 1980년대에 유행했던 공동전화(party line)를 섞은 듯한 클럽하우스는 전적으로 가상세계에서 (동영상 없이) 음성만으로 교류하는 플랫폼인데, 가입자 수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가상부동산?
가상부동산은 쉽게 말해 가상현실 속에서 부동산을 사고 파는 것을 말한다. 이 부동산의 매수·매도 행위는 최근 급격히 성장하고 있는 3차원의 가상세계인 '메타버스'에서 이뤄집니다. 메타버스에서 구글맵을 기반으로 전세계의 부동산을 소유, 구매, 판매할 수 있는 플랫폼을 '어스2'라고 하는데 현재는 게임플랫폼으로 운영되고 있다. 블록체인에 기반한 부루마블 게임으로 이해하면 빠르다.
그렇다면 게임을 통해 어떻게 부동산을 구매할 수 있을까? 어스2는 현실의 세계를 복제한 제2의 지구를 뜻한다. 어스2에서 가상부동산에 투자하려면 타일을 구매해야 합니다. 타일을 통해 가상부동산을 소유하는 것인데요. 1개의 타일은 구글맵을 본딴 10m x10m, 즉 100㎡를 나타낸다.
최초에는 1타일당 0.1달러의 가격으로 판매됐지만 지금은 우리나라가 1타일당 26달러(6월 1일 기준)를 기록하면서 높은 상승률을 보여주고 있다. 같은 시간 기준 미국이 58달러, 중국이 8달러 수준을 기록하면서 국가마다 투자 수요에 따라 가격 편차를 나타낸다.
가상부동산은 현재 개발 초기 단계입니다. 계발단계는 Phase 1,2,3의 세 단계로 구분되어 있으며 Phase1에서는 부동산을 사고 파는 것만 가능하다. 추후 단계적으로 보다 진화된 형태의 서비스가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가상부동산 투자 방법
타일은 신용카드, Paypal (페이팔) 결제로 구매할 수 있다. (다만 출금을 하려면 운영자들에게 메일을 보내야 하는 등 절차가 다소 번거롭습니다.) 현재로서는 가상부동산에 투자하고 바로 현금화하는게 어렵기 때문에 단순히 게임을 통해 어스2라는 '플랫폼'에 투자한다고 이해하면 빠르다.
그렇다면 가격은 어떻게 형성될까? 이 가상부동산 플랫폼에서는 내가 산 타일의 국가를 다른 사람들이 많이 사면 살수록 타일의 가격이 오른다. 주식이나 코인과 비슷하다. 수요가 많아질수록 가치가 상승하고 더 비싼 가격에 매도할 수 있는 일반 부동산의 거래 원리와도 같다.
구매하고 싶은 장소는 어디든 검색하면 들어갈 수 있다. 예를 들어 대한민국의 국회의사당을 검색하면 아래 화면과 같이 위성사진이 나온다. 물론 지도로도 확인이 가능하다. 이렇게 유명한 거점은 이미 매수가 다 이뤄진 상태다. 타일마다 유저들의 국적을 표시하는 국기 깃발이 꽂혀 있어, 대한민국의 유저들이 국회의사당 타일을 가장 많이 사들인 것을 볼 수 있다.
주요 거점을 선점하면 돈을 벌 수 있는 구조다. 다른 사람이 이미 점령한 장소를 구매하고 싶다면 더 비싼 금액을 주고 사와야 한다. 즉, 다른 사람들이 사서 가치를 올린 후에 시장에 경매로 내놓은 부동산을 매수하는 방법이다.
또한 가상부동산에서는 토지 소득세도 발생합니다. 토지에도 등급이 있는데 어느 한 국가에서 새로운 거래가 발생하면 해당 국가의 토지 소유자들에게 분배금이 발생하는 것이다. 이밖에 향후에는 토지에서 발견되는 보물 등에 의한 보상이나 광고 수익 등도 발생할 예정이라고 한다.
가상부동산에 투자하는 유저들은 현실세계에서도 가치가 높은 곳에 투자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가상부동산은 말 그대로 '가상'의 세계 속 토지인 만큼 상징적인 공간에 대한 투자가 향후 높은 소득을 낼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현실의 부동산 가치는 수요와 공급 외에도 정책과 통화량 등 수많은 변인에 의해 영향을 받지만 가상부동산은 앞으로 Phase 개발 여부에 따라 보물 등이 발견되는 곳의 가치가 높아질 전망이다.
가상자산, 높은 리스크 '주의해야'
가상부동산은 초기 구축 단계인 만큼 리스크도 큽니다. 암호화폐와 같이 자산의 실재가 없다는 점은 여전히 큰 위험요소로 여겨지며 우려를 낳기도 한다. 특히 가상의 부동산은 암호화폐와 같이 현금처럼 쓸 수가 없다는 점도 단점으로 여겨진다.
아무리 많이 사들여도 팔리지 않으면 가치가 없습니다. 하지만 비트코인이 출현한 초기 역시 그 누구도 지금과 같은 미래를 예견할 수 없었듯이 가상부동산 역시 미래를 예단할 수는 없다. 다만 메타버스와 MZ 세대의 투자성향이 결합될 경우 성장 잠재력을 무시할 수 없다는 점은 가상부동산이 매력적인 투자처로 꼽히는 이유다.
암호화폐와 주식, 부동산이 전세계적으로 오른 시기에 누군가는 가상부동산을 새로운 대안으로 제시한다. 하지만 앞서 강조했듯 가상부동산 역시 10년 전의 비트코인과 같이 성공할 수도 실패할 수도 있는 프로젝트입니다. 아직은 게임 단계인 만큼 전문가들은 관심이 있더라도 재미로 접근할 것을 권장한다.
가상부동산 과연 미래는?
지금껏 살펴본 여러 가지 특징을 종합해볼 때 나는 디지털 부동산이 지금 이 시점에 투자 대상으로 충분히 고려해볼 만한 자산이라고 생각한다. 여전히 투자금을 전부 다 잃을 가능성도 작지 않은, 그래서 매우 위험한 자산인 것도 사실이지만, 어느 정도 위험을 감수할 준비가 된 투자자라면 전체 투자 포트폴리오에서 일부는 이제 막 세상에 나온 디지털 부동산에 투자해보는 것도 괜찮은 선택일 것이다.
게다가 디지털 부동산에 투자하면 가상세계의 경제에 적극적으로 참여함으로써 새로운 세상을 먼저 경험하는 기회도 얻게 된다. 통념을 거부하고 완전히 새로운 세상에서 남들이 해보지 못한 것을 가장 먼저 겪어보는 일은 정말 짜릿한 일이다. 여기에 가상세계에는 형형색색의 장식과 그림, 음악과 전 세계 곳곳에서 온 친구들이 있다.
가상 부동산 시장에 일찌감치 발을 들인 얼리어댑터들에겐 실제 부동산 시장에선 상상도 할 수 없을 만큼 싼값에 자산을 살 기회가 주어진다. 플로리다의 개발지구, 텍사스주 오스틴, 라스베가스가 그랬던 것처럼 부동산 가격이 급등한 지역에선 이곳의 가능성을 알아보고 일찌감치 부동산에 투자한 사람들이 많은 돈을 벌었다. 어쩌면 가상 부동산 시장의 기회는 지금 열린 것일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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